스마트 테크

[해설] AI로 주식 정보 자동으로 수집하기 — 직접 만들어 3개월 써본 기록

양말려 · 2026.09.01 14:14
주가 지수(SPX·나스닥·다우·VIX 등)와 캔들 차트가 표시된 어두운 증권 시세 화면

손수 만든 지시서 하나로, 매일 아침 30분이 한 줄로 줄어들기까지

왜 지금 이 이야기인가

요즘 ‘AI 에이전트’, ‘MCP’ 같은 말이 부쩍 늘었습니다. 대개는 기업이 수백 명 몫의 일을 자동으로 처리한다는 큰 이야기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 도구들은 개인에게도 내려옵니다.

저는 은행 전산 부문에서 30년 가까이 시스템을 기획하고 운영했습니다. 다만 그 시절 코드를 직접 짜는 일은 제 몫이 아니었습니다.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관리했을 뿐, 손으로 짜는 것은 늘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이번에는 AI에게 물어가며 제 손으로 만들었습니다. 지난 석 달 동안 투자 리서치의 반복 작업을 하나씩 자동화했고, 개발이 본업이 아니었던 사람이 실제로 어디까지 되고 어디서 막히는지, 그 기록을 정리해 봅니다.

무엇을 만들었나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아침마다 하던 일 — 주요 지수 확인, 보유 종목 시세 조회, 간밤 해외 뉴스 훑기, 이번 주 경제 일정 점검 — 을 AI에게 대신 시키는 ‘지시서’를 만든 것이 전부입니다.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예전에는 신문과 증권사 앱과 캘린더를 차례로 열어 필요한 숫자를 손으로 옮겨 적었습니다. 이제는 비서에게 “매일 아침 이 순서대로 정리해서 가져와”라고 한 번 일러두면 됩니다. 그 비서가 AI이고, AI가 시세 데이터나 구글 캘린더, 뉴스에 직접 연결되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규격이 요즘 말하는 MCP입니다.

지금 돌아가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매일 아침 시황 브리핑 한 장이 자동으로 만들어집니다. 둘째, 매주 다음 주 주요 경제 일정(고용지표, 금리 결정일 등)이 구글 캘린더에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셋째, 보유 종목의 지지선·저항선 도달 여부를 한눈에 보여주는 표가 갱신됩니다.

코드 자체는 상당 부분 AI가 써 줬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어떤 순서로 시킬지 정하고, 결과가 틀리면 어디가 잘못됐는지 짚어 고쳐 나간 것은 저였습니다. 들인 것은 며칠 저녁 시간, 그리고 “이건 이렇게 해줘”라는 대화 수십 번이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나

바뀐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시간입니다. 매일 아침 30~40분 걸리던 시황 정리가 지시 한 줄로 끝납니다. 남는 시간은 숫자를 모으는 데가 아니라 그 숫자가 무슨 뜻인지 생각하는 데 씁니다.

다른 하나는 일관성입니다. 사람은 바쁘면 건너뛰고 피곤하면 대충 봅니다. AI는 매번 같은 항목을 같은 깊이로 훑습니다. 빠뜨리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값이 있습니다.

대신 한계도 뚜렷합니다. AI는 자료를 모아 정리할 뿐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야 하나”라는 물음에는 답하지 못합니다. 답을 내놓더라도 그 말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됩니다. 숫자를 틀리게 가져오는 경우도 있어서, 매매에 직접 쓰는 수치는 지금도 원본을 다시 확인합니다. 자동화가 대신해 주는 것은 ‘수고’이지 ‘책임’이 아닙니다.

앞으로 볼 지점

이 흐름은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중입니다. 지켜볼 곳은 세 군데입니다.

첫째, 증권사 데이터의 개방 폭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자사 오픈API를 AI가 자연어로 직접 호출하는 공식 도구를 내놓았습니다 — 국내외 주식·계좌 조회부터 주문까지 됩니다. 키움증권 등은 이용자들이 만든 조회 전용 도구가 돌아갑니다. 사실 이 도구들은 증권사가 오래전부터 열어 둔 오픈API를 AI가 쓰기 편하게 감싼 얇은 층입니다. 관건은 이런 공식 지원이 다른 증권사·은행으로 넓어질지, 그리고 단순 조회를 넘어 주문까지 안전하게 열릴지입니다.

둘째, AI 사용료입니다. 매일 돌리면 한 달에 몇 만 원이 듭니다. 이 비용이 오르느냐 내리느냐가 개인이 자동화를 계속 쓸지 말지를 가르는 문턱입니다.

셋째, ‘판단까지 대신해 준다’는 서비스가 늘어날 것입니다. 이때 정보 수집과 투자 판단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료를 잘 모아 주는 도구와, 대신 결정해 주겠다는 도구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더 읽기

면책

이 글은 도구 사용 경험을 다루며,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 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