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테크

[해설] 구글 제미나이 4 아르곤, 무엇이 달라졌나 — 대답하는 AI에서 끝까지 일하는 AI로

양말려 · 2026.10.14 14:55
보랏빛으로 빛나는 플라스마 구체 양옆으로 여러 갈래의 빛줄기와 연결점이 길게 뻗고, 주변에 코드·문서·차트·방패 카드가 떠 있는 일러스트

출력 100만 토큰, 경쟁사 절반 가격, 그런데 독립 평가 1위는 아니었다

구글(Google)이 2026년 10월 13일(현지 시각) 새 최상위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4 아르곤(Gemini 4 Argon)을 전 세계에 출시했습니다.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엑스(X)에 출시 소식을 올렸고, 한국에서도 14일부터 유료 구독자가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아르곤은 제미나이 4 계열의 첫 모델이자 현재 구글 라인업의 맨 위에 있는 모델입니다. 구글이 내세운 키워드는 딥 워크(deep work)입니다. 질문 하나에 답 하나를 내놓는 AI가 아니라, 큰 목표를 받아 여러 단계로 쪼개고 몇 시간짜리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해내는 AI라는 뜻입니다.

메타 뮤즈와 오픈AI 닷츠가 AI 에이전트라는 몸을 내놓았다면, 아르곤은 그 몸을 움직이는 두뇌 경쟁에 구글이 던진 답입니다. 무엇이 달라졌고 어디까지 믿어도 되는지 다섯 가지로 나눠 짚어 봅니다.


1. 출력 한도 100만 토큰 — 한 번에 끝까지 간다

아르곤의 가장 큰 변화는 한 번에 써 내려갈 수 있는 분량입니다.

비유하자면 이전 모델이 보고서 한 장을 빠르게 써 주는 직원이었다면, 아르곤은 프로젝트 하나를 맡겨 두면 중간보고를 하며 마감까지 끌고 가는 직원에 가깝습니다.


2. 구글 안에서 먼저 일했다

구글은 아르곤이 이미 사내에서 실제 업무에 쓰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개한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글은 이처럼 핵심 시스템을 다시 쓰는 작업은 자동·수동 감사와 시험을 거친 뒤 실제 서비스에 반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3. 누가, 어디서, 얼마에 쓸 수 있나

아르곤은 9월 30일 먼저 발표됐지만, 처음 2주는 구글이 신뢰하는 사이버 보안 방어 기관에만 열렸습니다. 구글은 그 사이 미국 정부의 출시 전 모델 검증 절차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graph LR
    A["9월 30일 발표<br/>(보안 방어 기관 한정)"] --> B["미국 정부 출시 전 검증<br/>(자발적 참여)"]
    B --> C["10월 13일 전 세계 출시<br/>(한국 10월 14일)"]
    C --> D["제미나이 앱<br/>(AI 프로·울트라)"]
    C --> E["안티그래비티<br/>(울트라)"]
    C --> F["제미나이 API<br/>(유료 개발자)"]
    F --> G["11월 30일<br/>출시 할인 종료"]

※ 구글 발표와 외신·국내 보도를 바탕으로 필자가 재구성한 흐름입니다.

구분이용 대상비고
제미나이 앱구글 AI 프로·울트라 구독자프로 월 19.99달러
안티그래비티(AI 코딩·에이전트 도구)울트라 구독자울트라 월 99.99달러부터
제미나이 API (개발자·기업)유료 API 고객구글 AI 스튜디오·구글 클라우드
무료 이용자제공 안 함—

※ 요금제 가격은 미국 기준 외신 보도이며, 국내 요금은 다를 수 있습니다.

개발자 요금은 공격적입니다. 출시 할인 기간인 11월 30일까지 100만 토큰당 입력 2달러, 출력 10달러이고, 같은 내용을 반복해 넣는 캐시 입력은 95% 할인(0.1달러)됩니다. 할인이 끝나면 입력 4달러, 출력 20달러로 두 배가 됩니다.

모델 (100만 토큰당)입력출력
제미나이 4 아르곤 (11월 30일까지)2달러10달러
제미나이 4 아르곤 (12월부터)4달러20달러
앤트로픽 클로드 오퍼스 5.54달러20달러
오픈AI GPT-6 아스트라10달러50달러

※ 구글 발표와 벤처비트 보도 기준입니다.

이번 출시에는 제미나이 앱의 변화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맥(macOS)용 제미나이 앱 안으로 안티그래비티의 코딩 화면이 들어왔고, 대화창에서 작업 모드로 바꾸면 사용자가 자리를 비운 동안에도 구글 앱과 외부 서비스를 오가며 일을 이어갑니다. 연결되는 외부 앱도 인스타카트·오픈테이블·어도비·쇼피파이 등 40개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다만 작업 모드는 일부 국가부터 제공될 수 있어, 한국에서 쓸 수 있는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4. 벤치마크 — 구글 표는 12승 1무, 독립 평가는 공동 2위권

구글이 내놓은 비교표(18개 항목)를 벤처비트가 집계한 결과, 아르곤은 12개에서 단독 1위, 1개에서 공동 1위입니다. 대표적인 수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항목에서 앞선 것은 아닙니다. 벤처비트에 따르면 코딩 시험 프런티어SWE v2에서는 아르곤이 55.0%로 GPT-6 아스트라(65.5%)에 뒤졌고, 터미널벤치 4.0에서는 57.4%로 클로드 오퍼스 5.5(66.4%)에 9%포인트 가까이 뒤졌습니다.

외부 기관이 같은 조건에서 직접 시험한 결과는 더 냉정합니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의 종합 지능 지수에서 아르곤(사고 수준 높음)은 53점으로 GPT-6 아스트라와 같았고, 최고 설정의 클로드 오퍼스 5.5(58점)보다 5점, 소네트 5.5(56점)보다 3점 낮았습니다. 같은 ‘높음’ 설정의 오퍼스 5.5는 54점이어서, 설정에 따라 격차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도 직전 모델인 제미나이 3.1 프로 프리뷰(30점)보다 23점 올라, 구글이 선두권으로 복귀한 것은 분명합니다.

독립 평가에는 아르곤에 유리한 대목도 있습니다. 사실 지식 시험(AA-Omniscience)에서 아르곤의 환각률은 15%로, 지수 45점 이상 모델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GPT-6 아스트라 51%). 다만 정답률은 아르곤 50%, 아스트라 63%였습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 답하는 일은 적지만, 맞히는 비율이 더 높은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graph TD
    A["클로드 오퍼스 5.5 (최고 설정)<br/>(58점)"] --> B["클로드 소네트 5.5·뮤즈 원더 풀<br/>(각 56점)"]
    B --> C["제미나이 4 아르곤 = GPT-6 아스트라<br/>(53점)"]
    C --> D["GPT-6.1 솔·뮤즈 원더<br/>(각 52점)"]
    D --> E["제미나이 3.1 프로 프리뷰<br/>(30점)"]

※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종합 지능 지수 기준(클로드는 최고 설정). 뮤즈 원더 풀은 API로 제공되지 않는 모델입니다.


5. 보안 — 지키는 데 쓰라고 만든 칼

구글은 아르곤을 사이버 방어에 강하도록 따로 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진짜 위험한지 검증하고, 고치는 코드까지 만듭니다.


[Ourim 시각] 더 오래 일하는 AI, 더 비싸질 수 있는 청구서

아르곤은 구글이 오랜만에 내놓은 확실한 한 방입니다. 출력 100만 토큰과 경쟁사 절반 이하의 가격은 개발자와 기업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그러나 발표 자료 밖에서 봐야 할 지점도 분명합니다.

⚠️ 냉정하게 볼 세 가지

  1. 반값은 11월 30일까지입니다: 할인 가격으로 계산하면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과제 하나를 푸는 비용이 약 1.99달러로 GPT-6 아스트라의 60% 수준입니다. 하지만 할인이 끝나면 3.98달러로 오르며, 아스트라의 약 1.2배가 됩니다. 아르곤은 과제 하나를 풀 때 출력 토큰을 약 6만 2,000개 써서 아스트라(약 2만 7,000개)의 두 배 넘게 쓰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가격 우위가 오래가는 구조는 아닙니다. 게다가 출력이 길어질수록 청구서도 길어집니다. 100만 토큰을 쓸 수 있다는 말은 100만 토큰어치 요금을 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2. 자기 채점과 남의 채점은 다릅니다: 구글 표의 12승 1무는 구글이 고른 시험에서 구글이 잰 결과입니다. 독립 평가에서 아르곤은 오퍼스 5.5에 못 미친 공동 2위권이었습니다. 앤트로픽도 오퍼스 5.5를 내놓으며 벤치마크 점수 차가 실제 성능 차를 보여 주는 지표로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숫자보다 내 업무에 직접 돌려 본 결과가 더 정확한 성적표입니다.
  3. 안전장치를 푼 칼은 누가 쥐는가: 취약점을 찾고 고치는 능력은 그대로 공격 능력이기도 합니다. 구글은 신뢰할 수 있는 방어자에게만 제한을 푼 버전을 준다고 했지만, 그 신뢰의 기준과 관리 방식은 아직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전망: 이번 출시로 AI 모델 경쟁의 질문이 바뀌고 있습니다. 얼마나 똑똑하냐보다 얼마나 오래 혼자 일할 수 있느냐, 그리고 완성된 일 하나에 얼마가 드느냐가 성적표가 됐습니다. 아르곤은 앞의 질문에는 출력 100만 토큰이라는 분명한 답을 냈습니다. 뒤의 질문의 답은 12월 정가가 적용된 뒤에야 나옵니다.

구글에도 숙제가 남았습니다. 지난 5월 개발자 행사에서 소개한 제미나이 3.5 프로는 코딩 성능 문제 등으로 출시가 여러 차례 미뤄졌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구글은 제미나이 4 계열을 먼저 꺼냈습니다. 그 사이 앤트로픽과 오픈AI는 오퍼스 5.5와 GPT-6 아스트라로 앞서 나갔고, 메타는 아르곤 출시 하루 전 뮤즈 원더를 내놓았습니다. 아르곤의 성패는 첫 주의 화제성이 아니라 할인이 끝난 12월에도 기업들이 계속 쓰느냐로 판가름 날 것입니다.

이용자에게 권하는 순서도 단순합니다. 구독자라면 제미나이 앱에서 평소 미뤄 두던 긴 문서 분석이나 자료 정리부터 맡겨 보고, 개발자라면 11월 30일 할인 기간 안에 내 업무로 직접 비교 시험을 돌려 두는 것입니다. 정가가 붙은 뒤에도 계속 쓸 만한지는 그 시험 결과가 알려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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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

본 기사는 공개된 보도와 기업 발표를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특정 서비스의 이용이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대표 이미지는 AI로 생성한 일러스트이며 구글의 공식 이미지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