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테크

[해설] “AI 대리님이 사고를 쳤다!”…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양말려 · 2026.05.17 15:15
펼쳐진 법률 서적 위에 놓인 정의의 여신상과 나무 법봉

유능한 ‘실행자’ 에이전트의 역설,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커지는 ‘책임의 공백’

개발사 vs 사용자 vs AI… EU는 제조물책임을 고쳤고, 한국은 AI 기본법을 시행했다

(서울=ourim.kr) 양말려 기자 = 내가 믿고 맡긴 ‘AI 대리님’이 엉뚱한 주식에 전 재산을 넣어 손실을 냈거나, 회사의 기밀 서류를 경쟁사에 잘못 보냈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스스로 일하는 AI 에이전트(입문 설명은 AI 에이전트, 지금 어디까지 왔나 참고)가 일터에 들어오면서 이 질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 사례와 법제도의 변화를 중심으로 AI 에이전트의 책임 문제를 짚어 봅니다.

🎭 1. 시나리오: “AI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요?”

회사의 채용 담당 AI 에이전트가 특정 지역 출신 지원자를 대거 탈락시켰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알고 보니 AI가 학습 과정에서 편향된 데이터를 흡수해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소송이 제기되면 누가 피고석에 앉아야 할까요?

세 주체가 서로를 가리키면 피해자는 보상받기 어려워집니다.

⚖️ 2. 이미 나온 판단들

세 사례를 보면 법원과 기업은 AI가 한 일을 대개 그 AI를 내놓거나 쓴 기업의 책임으로 묶는 경향입니다. 다만 사람이 판단하지 않은 에이전트의 자율적 행동까지 누구의 책임인지는 아직 정면으로 가려진 판결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3. 법은 어떻게 바뀌고 있나

① EU: 소프트웨어도 제조물

유럽연합은 새 제조물책임 지침(2024/2853)을 통해 소프트웨어와 AI 시스템을 제조물에 포함시켰습니다. 결함이 있으면 제작사의 과실을 따지지 않고도 책임을 묻는 무과실책임 방식이며, 회원국은 2026년 12월 9일까지 이를 국내법으로 옮겨야 합니다. 개정 논의 단계를 지나 시행을 앞둔 단계에 들어선 것입니다.

② 한국: AI 기본법 시행

한국은 2026년 1월 22일 인공지능 기본법을 시행했습니다. 과태료는 최대 3,000만 원이고, 정부는 최소 1년 이상의 계도기간 동안 사실조사와 과태료 부과를 원칙적으로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의무 자체는 시행일부터 발생한 것으로 보는 해석이 있어, 기업은 계도기간이 끝나기 전에 준비를 갖춰야 합니다. 이 법은 사업자의 의무를 규정하는 성격이 강하고, 에이전트가 낸 사고의 민사상 책임을 개발사와 사용자 사이에 어떻게 나눌지는 직접 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확한 해석은 법 조문과 정부 해설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③ 전자적 인격은 아직 먼 이야기

AI에 법인과 같은 지위를 주어 스스로 보험에 들게 하자는 논의가 있지만, 실제 입법으로 이어진 사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현재 법에서 AI는 여전히 사람이 쓰는 도구입니다.

🕳️ 4. 가장 무서운 상황: 책임의 공백

가장 어려운 경우는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사고가 나는 때입니다. 개발사는 최선을 다해 설계했고 사용자는 안내를 지켰는데도 에이전트가 예측하지 못한 행동을 한 경우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책임의 공백(Responsibility Gap)이라 부릅니다. 에이전트가 더 자율적으로 움직일수록, 사고 지점에서 사람의 판단이 빠질수록 이 공백은 커집니다.

✅ 5. 지금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비

투자자라면 에이전트가 추천하는 종목이나 매매 신호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판단의 근거를 이해하고 최종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시사점: 결국 인간의 손이 답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회의 대원칙은 인간이 최종 통제권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AI가 그랬어요”라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AI 대리님은 지금 안전하게 일하고 있나요?

본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